잠 못 이루는 인구 67만명…숙면식품 '태동기'

입력 2022-12-12 15:30   수정 2022-12-12 17:46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돕는 '숙면식품'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형 질병이라 불리는 불면증이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KGC인삼공사 등 대기업들 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숙면식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숙면식품 잇따라 출시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머스카가 개발한 수면리듬개선 음료인 슬리핑보틀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국내에서 29만병 넘게 판매됐다. 지난 10월 판매량이 6월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백화점, 온라인몰 등 기존 유통채널 뿐 아니라 전국 온누리약국 체인과 계약을 맺으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제주도 감태, 타트체리 등 수면에 도움을 주는 자연 성분 10가지를 배합해 만든 음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원료 인증을 받았다. 김은경 머스카 대표는 "숙면식품은 국내에선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하는 시장"이라며 "지난 달 미국에 10만병 초도물량을 수출하고 델타항공 협력사와 기내공급 계약을 맺는 등 해외에선 반응이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뷰티업계도 숙면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수면 건강기능식품 '굿슬립가바365'를 출시하고 이달 중 CJ올리브영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채널에서만 판매해왔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제품의 핵심 원료인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을 자체 연구개발로 만든 후 인체적용시험도 거쳤다.

국내 최대 건강기능식품업체인 KGC인삼공사는 2019년 숙면식품 시장에 진입했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쌀겨주정추출물과 우유에서 추출한 락티움 성분이 들어간 '정관장 알파프로젝트 수면건강'은 지난 9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억원을 넘어섰다.
"고령화에 스트레스·우울증 늘며 불면증도 급증"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49만명에서 2020년 67만명으로 4년동안 35.4% 늘었다. 수면장애 환자의 연 평균 증가율은 7.9%에 이른다. 불면증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1990년대 초부터 수면 관련 시장이 성장해왔다. 미국 수면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44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의약품과 매트리스, 침구 등을 중심으로 수면 산업이 형성돼왔다. 의약품 중에선 항히스타민제와 졸피뎀, 트리아졸람, 멜라토닌 약물 등이 수면제로 쓰여왔지만 내성과 과다복용 등 부작용 우려가 제기돼왔다.

건강기능식품업계 관계자는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우울증이 늘고 있는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면장애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면제 부작용 우려를 덜 수 있는 숙면식품 개발에 건기식업체들이 관심이 많아 앞으로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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